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감상평이 극명하게 나뉘는 영화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시기에 놓인 사람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이다. 필자에게는 손에 꼽는 인생영화이며 대량 스포일러가 발사될 예정이니 참고하여 읽어보시길 바란다.
윌터의 상상이 '진짜' 현실이 되는 이야기, 넷플릭스 추천작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줄거리
이 영화의 기본줄거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가족을 책임지고 부양하는 것에 힘을 쏟는 40대의 윌터미티에 관한 이야기이다. 데이트 앱 프로필란에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해본 것들에 대해 적어낼 것이 없을 정도로 일 외의 성취를 해본 경험이 없던 윌터는 '라이프'지에서 16년간 현상에디터로 근무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대가 급변하면서 '라이프'지는 폐간을 앞두게 되었는데 간판 사진작가 숀 오코넬이 오랫동안 자신의 사진을 전담해서 현상해 준 월터 미티에게 감사의 의미로 지갑 선물과 함께 라이프지의 마지막 표지사진이 될 25번 사진도 같이 보내게 된다.
숀의 선물을 받은 월터는 편지와 함께 보냈다는 25번 사진을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자 이 마지막 표지가 될 사진을 찾기 위해 뜻하지 않게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은 나사부품인 우리들의 자화상 같은 월터
영화에서 월터가 다니고 있는 잡지사 라이프는 실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 미국의 시사잡지사이다. 경영악화로 2007년 폐간되었지만 현재까지도 라이프지 사진전이 열릴 만큼 시대상을 잘 반영하는 멋진 사진들을 창작해 낸 곳이다.
월터는 이곳에서 16년간 역사적인 사건들의 한편을 담은 수많은 사진들을 어두운 인화실에서 묵묵히 현상해 내는 일을 해온다. 화제의 사진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사진작가나 사진 속 인물에게 돌아가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 알고 있다.
월터와 같이, 작은 나사 부품과 같은 우리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보태어 주고 작품을 완성해내준다는 것을. 어찌 보면 씁쓸한 일이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우리들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를 빛내주지만 정작 자신은 빛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월터가 그린란드로 떠나기 위해 달려가는 시퀀스에서 역대 라이프지의 표지들을 나열한 후 마지막 사진을 우주비행사 톰(월터의 별명)의 표지로 등장시키는 장면은 누군가의 삶을 빛내는 부속품의 존재가 아닌 자신 스스로 자신의 삶을 빛나게 만드는 존재가 되라는 감독의 연출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진작가 숀이 월터에게 선물로 보낸 지갑에는 라이프지의 모토가 새겨져 있었다.
너무도 유명한 라이프의 글귀 역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제의식을 잘 말해주고 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보고 느끼는 것,
그것이 라이프의 목적이다.
40대에 자신을 구하러 떠나는, 여행영화이자 힐링영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공상하며 멍 때리는 월터는 25번 사진을 찾기 위해 사진작가 숀을 만나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영화 초반은 정신병처럼 보이는 윌터의 상상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병맛 같은 개그는 뭐야? 오잉스럽기도 하지만 월터가 여행을 떠나는 시점부터 이 영화의 진가가 나타난다.
상상이 아닌 실제로 윌터는 바닷속에서 상어와 사투를 벌이기도 하고 화산폭발을 눈앞에서 목격하며 히말라야를 등반하기까지 한다. 현실과 상상의 간극이 좁아지는 시점부터 월터는 더 이상 망상을 하지 않게 된다.
영화의 백미는 어린 시절 스케이트 보드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던 월터가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속에서 보딩을 하는 장면이다. 좋아하는 스포츠였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생계를 책임질 수밖에 없었던 윌터가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멋진 풍광 속에서 보딩을 하는 모습은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에게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든다. 실제로 이 영화장면의 감동으로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떠난 이들도 제법 있었다는 후문. 또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ost는 무엇 하나 버릴 곡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앨범이다. 특히 1번 트랙인 arcade fire - wake up, 4번 트랙 of monsters and men - dirty paws, 9번 jose gonzalez - stay alive,10번 jose gonzalez - step out 같은 곡들은 영화를 빛내는 수록곡들이 꼭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히말라야에서 사진작가 숀을 만난 월터.
월터는 당신이 보낸 '삶의 정수'가 담겼다는 25번 사진이 없다면서 그 사진에는 무엇이 찍혀있냐고 묻지만 숀은 제대로 답해주지 않는다. 포착하기 어렵다는 유령 표범을 만나기 위해 숀 역시 갖은 고생을 했을 테지만 정작 유령 표범을 만났을 때 사진은 찍지 않고 그저 그 순간을 온전히 자신의 눈으로 담아가는 장면은 여러 생각을 들게 만드는 장면이다.
해답과 결과를 얻기 위해 시작한 것들에서 그 과정을 통해 이미 우리는 성장하며 배운다. 이렇다 할 답도 얻 못하고 결과가 좋지 못했다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의 기반을 과정 속에서 얻게 된다. 영화의 초반부터 끝까지 숀을 만나기 위한 월터미터의 수난기를 지켜본 우리는 그가 얼마나 다른 사람으로 변모했는지를 보지 않았는가! 지구를 구하는 것만이 영웅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먼저 구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그렇기에 표지사진의 주인공들을 인화하던 월터가 '진짜'로 자신이 표지모델이 된 장면은 참 감동스럽다.
미궁속에 빠졌던 25번 사진은 대단한 역사의 순간도, 위인도, 스타도 아닌 자신의 삶 속에서 그저 묵묵히 일해내며 살아갔던 윌터미티,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한해를 마무리할때, 새로운 한해를 시작할때 마음가짐을 다짐하기에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줄 영화이다. 연말연초에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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