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덕후이자 국수마니아가 사랑하는 경기도 광명 하안동에 위치한 란바지락 칼국수 내돈내산 후기를 적어봅니다. 광명에 거주할 때 주기적으로 다녔던 곳으로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바지락 손칼국수와 바지락 손수제비 전문점이에요.
인심도 맛도 후한 하안동 맛집, 란바지락 손 칼국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는 파전이나 칼국수가 꼭 생각이 난다. 그럴 때마다 우산 들고 총총걸음으로 가던 곳이 란바지락 손칼국수 집이다. 이곳은 대로변에 있는 곳이긴 해도 매장이 작고 외부간판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오고 가고 하면서도 그냥 지나쳐가던 곳이었다. 매장에 따로 주차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로변 주정차 단속을 안 할 때는 주차가 가능하다. 11시부터 오후 2시인가 3시까지 인걸로 알고 있는데 전화해서 문의해보아야 한다.
신식매장이 아닌 것이 간판의 글씨체를 보면 알 수 있다. 원래 이런 곳이 동네 맛집이라는 근거 없는 설이 돌아다니는데 나도 처음에는 이런 곳에 국숫집에 있네 하면서 분위기는 맛집일 것 같잖아하면서 서치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우연히 들어갔다가 여기가 바로 맛집이로구나를 몸소 느끼고 그 후로는 주기적으로 먹으러 오게 되었다.
매장내부는 테이블이 6개 정도에 간이 테이플 식으로 하나 정도가 있는 작은 곳이다. 오래된 곳이지만 정갈하고 청결하다.
내가 갈 때는 음식 만드는 분 한분이랑 서빙과 계산하시는 분 하면 이렇게 두 분이 일하고 계셨다.
칼국수집 가면 익숙해가 나오는 뚝배기김치들. 열무김치와 겉절이가 나온다. 모두 평범하게 무난하게 먹을만한 맛이다. 김치는 특별난 게 없다.
열무는 간이 살짝 싱겁다. 이유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보리밥에 고추장 넣고 비벼먹기 좋게 하기 위해 그런 듯싶은데 내가 원체 짜게 먹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간단히 애피타이저로 열무보리비빔밥으로 배고파서 놀란 내 위장을 조금 다스려주고. 오늘은 칼국수 말고 수제비를 시켜서 먹을 예정이다. 메뉴판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이곳은 칼국수와 수제비와 칼제비(칼국수와 수제비가 섞인 것)가 주메뉴이고 팥칼국수나 만둣국 같은 음식들도 판매하고 있다.
뚝배기 그릇에 나온 바지락 손 수제비의 자태. 음식의 온기도 오래가기에 이렇게 묵직한 그릇에 담긴 음식들이 좋더라.(사실 차가워질세 없이 허겁지겁 먹기는 하지만) 그릇의 무게가 있다 보니 서빙하시는 분은 좀 힘들실 것 같다.
이곳은 혹 너무 배가 고프거나 많이 먹고 싶어서 '사장님 저 많이 주세요'라고 부탁드리면 양도 넉넉히 주신다. 한 번은 아주 싹싹 긁어먹은 내 그릇을 정리하시면서 양이 부족했냐면서 다음부터는 양 많이 달라고 해주세요. 넉넉히 드리겠다는 후한 인심의 멘트를 해주셨다. 물론 그렇다고 둘이 와서 메뉴 하나 시키고 양 많이 주세요 이런 거는 매너가 아니라는 것.
나는 혹여라도 많이 달라고 했다가 내가 너무 배불러서 남겨버리기라도 하면 그건 또 그것대로 죄송스러워서 한 번도 많이 달라고 한 적은 없다.
바지락 살도 튼실하고 수제비 반죽도 얇고 후루룩 먹기 좋다. 국물맛이야 바지락이니 두말하면 잔소리. 해장이 절로 되는 바지락의 시원함이란 따라올 재료가 있을까 싶다. 매장은 아담하고 일하시는 분들 인심도 후한 데다 음식맛까지 좋으니 일본 음식 드라마 같은 곳에서 나오는 작은 마을의 따뜻하고 정감 가는 작은 식당에서 밥 먹는 그런 느낌이랄까. 나에게는 소울푸드이자 소울식당이다.
치우시는 분 설거지하시는 분 편하시게, 자연을 생각해 음식쓰레기 안 버릴 수 있도록 이렇게 깨끗하게 먹어주는 개념 있는 나..라고 하기엔 당근은 싫다. 언제나 맛있는 란바지락손칼국수집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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